동백동산 소개

‘곶’은 수풀을 의미하는 제주말이고 ‘자왈’이라는 말은 얼기설기 엉성한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지형 위에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있는 곶을 의미합니다.

곶과 자왈이 합쳐진 곶자왈은, 엉성한 돌무더기 지형에 나무와 덩굴 등으로 이루어진 숲을 의미합니다.

또한 곶자왈 지형은 많은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고 그대로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 함양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지형이기도 합니다. 선흘 곶자왈 지형은 동백동산에서 남쪽으로 약 7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거문오름’이라는 화산체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30만년 전에서 10만년 전 사이에 화산활동에 의해 분출한 점성이 낮은 용암류가 지형이 낮은 이곳으로 흘러내려와 식으면서 부피가 줄어들어 금이 가고 깨어져 엉성한 돌무더기 대지가 만들어진 곳입니다.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식물이 뿌리내려 살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은 곶자왈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요 네 상척(노의 상반부) 부러지면 선흘곶디 곧은 낭이 없을 쏘냐

제주의 잠녀들이 물질하러 갈 때 부르는 민요로, ‘노가 부러져도 선흘곶에 곧은 나무가 많아 걱정이 없다’라는 뜻입니다.

선흘리 주민 뿐 아니라 동백동산 주변에서 살고 있었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가지고 집을 지었고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1971년에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주민들은 동백동산 습지에서 먹을 물을 긷고, 빨래하고, 말과 소를 기르며 살아왔습니다. 또한 선흘 곶자왈에서 나무를 베어 숯을 만들어 경제활동을 했고 동백동산을  벌목하고 불태워 경작지로 만들기도 하고 소와 말을 키우는 장소로도 활용했었습니다. 이렇게 동백동산은 예로부터 주민들의 소중한 터전이었고,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가 되어준 곳이었습니다.

동백동산의 다른 나무들이 벌목되는 동안에도, 단 하나 베어지지 않고 소중히 여겨지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동백동산의 동백나무였습니다. 동백나무 열매에서 나오는 동백기름은 귀한 것이라, 임금님께 진상을 올리기도 하였고 여러모로 마을 사람들에게는 귀하고 소중한 것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곶자왈에는 동백나무가 많았고 그리하여 선흘곶자왈은 동백동산이라 불리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귀한 동백나무조차도 일제시대에 마구 베어지게 되었고, 베어진 나무 밑둥에서 싹이 나와 자라서 여러 개의 얇고 긴 기둥을 이루게 되었는데 동백동산의 나무에서는 이러한 맹아림, 즉 2차림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곶자왈지역이라고 하면 많은 양의 비가 내려도 바위 틈새로 물이 스며들어 잘 고이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이곳 동백동산에는 소규모 습지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 다른 곶자왈과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우기에만 물이 고이는 건습지이지만, 상시적으로 물이 고여있는 습지 또한 여러 곳에 분포하고 있습니다.묽은 형태의 용암이 지형이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오는 과정에서 물결모양의 용암대지가 형성되고, 오목하게 함몰된 낮은 지형에 빗물이 고여 습지로 형성된 것이 선흘곶자왈의 특징으로, 대표적으로 ‘먼물깍’ 습지와 ‘반못’ 습지가 있습니다.

동백동산에서 가장 높은 상돌언덕이라고 하는 동산으로, 이 언덕은 특이하게도 돌무더기로 이루어졌습니다. 동백동산에는 이보다 규모가 작은 돌무더기 언덕이 산재해 있는데 이것은 용암이 만들어낸 작품들이고, 학술적 용어로는 튜물러스라고 합니다.

선흘1리, 세계자연유산한라산연구원,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가 주최가 되어 선흘곶 동백동산 선흘분교 학교림의 새로판물 습지 앞 숲에 고사리삼 복원작업을 하였는데, 이렇듯 제주고사리삼 복원은 선흘곶 희귀식물 및 자생식물의 복원작업을 통하여 식물종 다양성 보전에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마을이 자원보전에 앞장서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선흘1리에서는 이러한 식생의  보전을 위해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제주고사리삼을 캐릭터로 티셔츠와 문구류, 물병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여 제주고사리삼 보전기금으로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백동산은 야생동물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동백동산 내의 습지는 양서류의 산란장소와 파충류의 먹이공급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야생조류의 수분공급처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곶자왈 내 숲은 온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들의 먹이자원이 많아 야생조류의 번식공간으로도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동백동산 곶자왈의 울창한 산림구조와 다양한 먹이자원은 제주휘파람새, 직박구리, 흰배지빠귀, 호랑지빠귀, 동박새, 박새, 방울새, 멧비둘기, 어치와 같은 텃새들의 좋은 번식장소의 이용조건을 충족시켜주고 있으며, 특히 직박구리와 제주휘파람새의 서식밀도는 어느곳보다 높습니다. 선흘 동백동산 숲은 희귀철새인 팔색조와 삼광조를 비롯하여 되지빠귀, 뻐꾸기, 두견의 주요 번식공간입니다.

선흘곶자왈에는 종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원앙이 좋아하는 도토리열매가 상당수 분포하기 때문에 매년 겨울철에 원앙 무리들이 간혹 찾아오기도 합니다. 동백동산 숲 외연부에서는 벌매, 붉은배새매, 황조롱이와 같은 맹금류가 비행하는 것이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야생조류의 먹이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먼물깍과 반못 등에 찾아오는 백로류는 습지생물의 먹이사슬이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가늠하게 해줍니다.

동백동산에는 화산활동으로 인한 용암동굴이 곳곳에 자리해 있는데 이곳은 1948년 4·3의 광풍이 불 때 마을 주민들이 숨어서 지내던 은신처가 되어주기도 했던 곳입니다. 동백동산습지센터에서 10분정도 들어가면 도틀굴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은 4·3당시 마을 주민들이 피신했던 은신처인 동시에 학살 현장이기도 합니다. 1948년 11월 25일 피신해 있던 마을 주민 한 사람이 반못에 물을 길러 나갔다가 수색대에 발각이 되면서 도틀굴에 피신해 있던 마을주민 25명 중 18명이 현장에서 총살당하고 나머지는 모진 고문을 당했습니다. 결국 목시물굴에 주민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실토하게 되고 11월26일 아침 그곳에 숨어있던 150명 중 부녀자와 어린아이를 포함한 40여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선흘1리 낙선동 쪽에는 제주 4·3의 흔적을 볼 수 있는데, 높이 3m, 폭1m의 성곽이 총 500m길이로 둘러져 있는 낙선동 4.3성터가 그것으로, 이것은 토벌대의 무력 진압이 있을 때 무장대 간의 연계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했던 전략촌입니다. 지금의 낙선동 4·3성터는 2009년도에 복원된 것으로, 당시 주민의 생활상을 보고 느낄 수 있으며, 2017년 낙선동 4·3성터에서 선흘곶 동백동산까지 걸어서 올 수 있는 도보길을 조성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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