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가을이 찾아온 느낌이다. 가을이 되면 동백동산을 품고 있는 선흘1리에서는 ‘선흘곶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2018 람사르 습지 동백동산 생태문화체험’이라는 이름으로 5일간 동백동산과 선흘1리 마을에서 진행됐다.
벌써 일곱 번째를 맞이한 축제에는 선흘1리와 주변 마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제주의 습지와 곶자왈을 즐기려는 전국의 생태관광객들로 붐볐다.
선흘1리에 있는 대안학교인 볍씨학교 아이들의 길 트기로 시작된 축제는 체험, 전시, 공연, 탐방 등 네 가지 내용으로 진행됐다.
특히 선흘1리의 지역색을 살린 프로그램인 동백동산의 동백나무 열매를 이용한 공예체험,
예로부터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요리를 주제로 한 주민 요리 콘서트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그러나 절정은 동백동산 내 습지 이야기를 다룬 ‘물통이야기’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물장군 복원 등 습지 관련 행사이다.
예전 제주의 어머니들은 동이 틀 무렵이면 멀리 있는 길을 마다않고 물허벅을 지고 물을 긷고 오는 것부터 일과를 시작했던 고충이 있었다.
동백동산이 있는 선흘1리에는 지속해서 솟아나는 용천수는 없지만 비가 내리면 습지를 이루는 곳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사람들은 이 습지에 돌을 둘러쌓고 깨끗하게 관리하여 식수로 이용했으며 이곳을 ‘○◯물통’이라 불렀다.
물통 이야기는 볍씨학교 아이들이 선흘1리에 시집 온 새색시의 애환을 재미있게 콩트로 꾸민 것으로 많은 사람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물장군 복원행사일 듯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주생물종다양성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선흘분교 아이들이 마을주민들과 함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수서곤충 물장군 20마리를 먼물깍에 방사했다.
물장군은 비교적 수심이 얕은 습지에서 생활하는 특징을 보이며 먼물깍을 비롯한 주변 습지는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육지에서도 예전에는 논을 중심으로 많은 곳에서 확인되었다고 하지만 농약 살포로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도 서부지역은 습지에 대한 경지정리가 되어있어 지금은 볼 수 없고 자연 습지가 남아있는 동부지역에서만 일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생생물 복원행사는 생물종다양성을 지속해서 유지해준다는 점과 참가자가 생태환경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동백동산 습지센터 회의실에서는 습지 및 곶자왈 영상과 멸종위기 생물전도 함께 열렸다.
영상은 습지보호 지역 8년, 지질공원 명소 5년, 생태관광 마을 지정 6년의 선흘1리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하여 작년에는 마을주민들과 습지센터가 힘을 합쳐 수도가 들어오기 전 생활용수로 이용했던 선흘1리에 흩어져 있는 습지를 조사하여
‘동백동산에서 습지와 마주하다’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영상 전시장소 바로 옆 공간에서는 제주생물종 다양성 연구회의 협조를 받아 애기뿔소똥구리, 물장군, 물방개, 누룩뱀 등 동백동산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을 전시하여
아이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재미있는 ‘다트놀이’를 이용한 ‘습지보호를 위한 설문조사’와 ‘제주의 습지 찾기’가 진행되어 많은 참가자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그 밖에도 동백동산을 탐방을 위한 숲 해설, 선흘분교 아이들의 제주민요 부르기, 극단 ‘문’의 종이컵인형극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가 공연됐고
생태관광 골든벨도 함께 진행됐으며 새롭게 단장하여 선보인 14.5km의 ‘선흘 탐방길’도 공개됐다.
그 밖에 동백동산 습지센터 넓은 마당에서는 야외체험부스가 운영됐다.
그 가운데 습지행사와 관련하여 눈에 띄었던 것이 조천읍람사르습지도시지역관리위원회에서 운영했던 ‘조천읍 세계로 간다’이다.
동백동산이 속해 있는 조천읍은 람사르습지를 선흘1리에서 조천읍 전체로 확대하기 위한 몇 년간의 노력이 있어고 올해 드디어 결실을 보아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받기 직전에 있다.
모니터링 날짜 : 2018년 10월 03일~07일
글, 사진 : 이성권(dew48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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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이 있는 ‘동백동산 선흘곶축제’|작성자 한국의 습지